그림을 잘 그리셨던 엄마는, 진한 남색 공단 천을 끊어다 수본을 그려 수를 놓으셨다 시집갈 때 혼수품으로 병풍과 액자를 만들어 주셨는데 그 중 맨드라미가 있다 마치, 닭벼슬 같은 꽃 어찌 보면 프릴레이스처럼 생긴 꽃 아래쪽에 씨앗이 여문 부분을 수놓으실 때는 바늘 끝에 실을 돌돌 말아 밑으로 주 욱 내려 꼭 마무리해 씨앗을 그대로 만들어 내시던 솜씨도 좋으셨던 엄마 긴 세월 흘러 곱던 남색 공단천도 빛이 바래 액자 틀에서 꺼내 곱게 접에 농 서랍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 그 옛날 긴 긴 여름날을 엄마의 꽃동산을 붉게 물들였던 맨드라미꽃 향수와 그리움으로 가슴 먹먹하게 하던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집 울밑에 핀 맨드라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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