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유승희
찢어질 듯 매서운 겨울이 지나면
조바심치지 않아도 시나브로 봄은 오건만,
제 아무리 손사래 쳐도 때가 되면 어련히 찾아 오건만
진득하니 기다리지 못하고
꽃샘추위가 어쩌고저쩌고 연신 짱알대는 소리에
시장가는 길 등판 위로
아롱아롱 쏟아지는 따끈따끈한 햇살
끌끌 혀 차며
자..어때?
아직도 봄이 아니라고 골질 할래?
풋풋한 향 물씬 풍기며
머뭇머뭇 망설이며 핼금대던 뭉텅이 봄바람
거 보란 듯 킬킬대며
툭, 치고 냅다 줄도망치대.
La vida es bella ( 인생은 아름다워 ) Ernesto Cortaz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