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가을//유승희 따끈한 햇볕에 국화꽃이 향기 폴폴 날리며 가을을 수놓으면 누렇게 빛바랜 문창호지를 뜯어내며 엄마의 가을 준비가 시작된다 밀가루 풀을 쑤어 문살에 바른 뒤 새파란 하늘에 둥실 뜬 구름처럼 하이얀 창호지를 부치고 입 안 가득 머금은 물을 푸~~풀무질을 하셨다 문고리 옆엔 국화잎을 곁들여 운치를 더해 주었던 엄마의 가을 가을 국화 앞에 서면 분내 보다 더 고은 엄마 냄새가 난다 엄마와 함께 했던 모든 것들에게선 그리운 엄마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