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매다 여름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수마가 휩쓸고 지나간다 세계지도를 펼쳐 보면 자그맣게 보이는 한반도 장마 때 보면 과히 작지만은 않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달 같은 시간을 같은 순간을 보내면서도 아랫녘은 불볕더위로 가마솥 끓듯 하는 가하면 또 다른 곳에선 쏟아지는 물줄기를 속수무책으로 고스란히 당하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건만 해마다 장마철은 닥쳐오건만 책상물림 행정 탓인지 변하는 건 없다 봄부터 피땀 흘려 가꾼 농심의 피눈물은 그 무엇으로 보상할 것이며 인재로 인해 구천을 맴돌 원혼은 또 무엇으로 달래 주랴 해마다 도돌이표인 방비책 남의 일인 양 불구경 하듯 하지 말고 되풀이 하는 과오를 더 이상은 저지르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