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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어린 날의 기억 또는 추억

by 비 사랑 2012. 11. 2.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항동 저수지 이 또한 기억과 추억 속으로, 그리운 모습으로...

 

어린 날의 기억 또는 추억//유승희 죽은 자 들의 영원한 안식처가 즐비하게 들어선 나지막한 야산 길을 걸을라치면 누리끼리한 송장메뚜기가 꼬맹이 앞길을 가로질러 이리 저리 파드닥 파드닥 날아 다녔어 겁 많은 꼬맹이 등골이 오싹하니 소름이 오소소 돋았지 엄마가 싸 주신 도시락을 들고 조금만 가면 울 아버지가 있는데 하면서 한달음에 내 달렸어 어쩜 암콤한 속내 아버지를 큰 백으로 알았던 게지 뭐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고 계신 아버지 곁에서 우렁을 잡았지 아버지는 자잘한 붕어의 배를 갈라 창자를 빼고 초고추장에 찍어 드시고 폭폭 고와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소금과 깨소금을 살짝 쳐서 엄마가 드시고나면 굵직한 놈들은 양은 냄비에 고춧가루 얼큰하게 풀어 매운탕 끓여먹었던 행복한 밥상머리 코허리 시큰하게 그리워지네 이산 저산 만산홍엽 울렁증 나게 하는 환장할 이 아름다운 계절을 함께할 수 없음에 붉게 물든 가슴골 아마도 나이의 숫자를 하나 둘 보탠다는 건 거푸 거푸 지나가는 세월만큼이나 그리움이 쌓여가는 건 가봐 스산한 바람이 불어 가슴 시린 날엔 추억의 갈피 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던 그리움 들이 봇물 터지듯 와르르 쏟아져 부초처럼 떠도는 마음 길 갈피를 못 잡고 눈시울 붉히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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