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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인생의 선물

by 비 사랑 2011. 11. 1.

빛나던 내 나이 스물 때

그녀는

긴 머리에 통기타 그리고 청바지를 입고

군더더기 없는 마치 체에 걸러낸 이물질 하나 없는 듯한

맑은 음색으로 노래를 불렀다

청바지 문화의 선두주자 격인

그녀

노랫말처럼 안개에 쌓인 듯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막연함보다

모든 것 다 겪어낸 나이인 지금이 더 좋았는지

세월 흘러 현재 먹은 나이를 사랑한다고 했다

 

만산홍엽 그 찬란한 아름다움에 환장하기도 하지만

한 잎 두 잎 떨어져 뒹구는 낙엽을 보며

가을이 주는 두 얼굴에

언제부턴가 가을 증후군을 앓으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끝 달이 아닌 가을에

돌이켜 보면 아득 하기만한 지난 생의 간이역에 멈춰

가끔은 세월의 무상함에 눈시울을 적시기도 한다

 

아침 방송에 출연해서

이젠 펑퍼짐한 후덕한 아주머니로 변해버린

그녀가 전해준 메시지

앞으로 더 많아질 나이가 닥쳐도

또 그 나이를 사랑할 게라고..

 

어쩜 그것이 그녀가 부르는 노랫말처럼

인생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MD-김소정 양희은 / 인생의 선물 봄 산에 피는 꽃이 그리도, 그리도 고울 줄이야. 나이가 들기 전엔 정말로, 정말로 몰랐네. 봄 산에 지는 꽃이 그리도, 그리도 고울 줄이야. 나이가 들기 전엔 정말로 생각을 못했네. 만약에 누군가가 내게 다시 세월을 돌려준다 하더라도 웃으면서 조용하게 싫다고 말을 할 테야. 다시 또 알 수 없는 안개빛 같은 젊음이라면 생각만 해도 힘이 드니까 나이 든 지금이 더 좋아. 그것이 인생이란 비밀 그것이 인생이 준 고마운 선물. 봄이면 산에 들에 피는 꽃들이 그리도 고운 줄 나이가 들기 전엔 정말로, 정말로 몰랐네. 내 인생의 꽃이 다 피고 또 지고 난 그 후에야 비로소 내 마음에 꽃 하나 들어와 피어 있었네. 나란히 앉아서 아무 말하지 않고 고개 끄덕이며 내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하나 하나 있다면 나란히 앉아서 아무 말하지 않고 지는 해. 함께 바라봐 줄 친구만 있다면 더 이상 다른 건 바랄 게 없어. 그것이 인생이란 비밀, 그것이 인생이 준 고마운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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