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목마른 갈망 이었다 은밀한 비밀이라도 간직한 듯한 작은 수첩엔 오롯한 시간을 즐기며 가고 싶은 곳들이 떠날 날을 고대하며 꼬물대고 있었다 내 생에 봄이 오면 반드시 일상의 다반사 훌훌 떨쳐버리고 떠나 보리라..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 있는 것처럼 자유가 그리웠던 그 때엔 가고 싶은 곳은 온천지에 널려 있는 것처럼 왜 그리 많았는지 멍석 깔아 놓으면 하던 짓도 못하다고 했듯이 막상 그렇게도 고대하던 억눌림의 굴레를 벗어났건만 나름 걸림돌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유난 맞은 식성이, 부실한 체력이,
솔직히 배춧잎 낱장을 한 장 두 장 헤아려야 하는 부담감도 없지 않아 있고, 남은 식구 밥걱정도 되고 타지에 대한 두려움, 잠자리에 대한 찝찝함 등등 여행을 떠나야할 조건 중 부적합한 조건만 두루두루 갖추다보니 어디론가 떠남에 대한 것이 결코 쉽지 만은 않은 일이다 그래도, 선택될 날을 기다리며 하품하고 있는
꼬물대고 있는 것 중 하나를 집어 들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이 가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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