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가을이 물큰 농익은 만추의 끝자락 이었지요 후덕한 가을바람에 날린 노란 은행잎 카페트를 자박자박 밟으며 삼청동 길을 걸었더랍니다
그 곳에 가면은요 아주 자그마한 가게들이 예쁘게 인테리어를 꾸며 놓고 있더라지요 옛 한옥을 그대로 살린 찻집들이 눈에 띄고요 저렴한 가격대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춰 서게 하는 저 먼 나라에서 건너옴직한 디자인의 옷 가게 신발 가게가, 막다른 작은 골목길 담 벽에 와인 병을 꽂아 놓은 와인바 도 환히 들여다보이는 찻집에선 젊은 연인들이 찻잔을 기울이며 창밖의 풍경에 시선을 던져두기도 하는,
바람에 한 바퀴 휘 돌아 원 모습으로 한껏 멋 부리고 매달려 있는 저 기다림 끝에 잘록한 허리를 하고 기인 다리를 가지고 있는 주인을 만나 제 몫을 다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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