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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한 편의 시로 인해

by 비 사랑 2010. 10. 28.

사람과 사람사이에 놓여진 다리
그것은 곧 인연이란 이름의 고귀한 만남이 아닌가 싶다
때론 그 인연이란 것이 악연으로 이어져 올무가 되어 괴롭히기도 하지만
일상을 살아가면서 잔잔한 행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하늘이 바다 빛으로 파랗게 물드는 가을
감나무에 단감이 노을빛으로 폭폭 익어갈 무렵이면 어김없이
인연이란 소중한 행복이, 
입 안 가득 고이는 달달한 맛 가득 안고 마당을 성큼 들어선다
부지런한 손길로 상자를 열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한 입 베어 먹으며 꼭꼭 전화기 버튼을 눌러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인터넷 이란 작은 네모박스 안에서 
한 편의 시로 인해 맺어진 작은 인연

 


해거름 들녘에 서서//유승희 
개망초 흐들지게 핀
해거름 들녘에 서서 
붉노랗게 물드는 노을빛에 젖어들며
그대를 그립니다
무형의 그대를
뭉클뭉클 
그리워하는 건
혹여,
그대 또한 나를 그리려니
실오리 같은 바람 때문
머루 빛 밤하늘
당실당실 달뜨면
벽오동 달빛 벗 삼아 
나울나울 피어날 때 
사브작사브작
행여,
그대 오시려나
개망초
하얀 눈물 질펀한
노을이 종종걸음 치는
저문 빛 잦아드는 들녘에
우두커니 서서
그대를 그립니다. 

 


나름, 그녀의 마음 밭에 젖어든 시 한 편으로 인해
울적한 마음 심사를 달래고플 때,
또 안부가 궁금할 때 전화가 오면 
주거니 받거니 긴 대화 끝에 큰소리 내며 자지러지게 웃고는 한다
주먹만 하니 크다만 단감
흐르는 물에 뽀득뽀득 닦아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감사한 마음 가득 그녀가 생각나리라
마음이 풍성해진 이 가을이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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