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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잊여져가는 것들에 대한 단상

by 비 사랑 2010. 4. 20.

 

 


수원 지동에 살던 
초딩 이학년 되던 해
4.19 혁명이 일어났다
남문 지서 앞에 학생들이 던진 돌 더미가 쌓였다는 둥
사람이 죽었다는 둥 소문이 분분했다
어린 나는 한 동네 사는 동무랑 
전쟁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말을 불안에 떨며 소곤댔었다
부모님의 대화를 귀동냥해 들으면서
이기붕이가 누구며 부정선거에 대한 얘기
마산상고에 다니던 김주열의 죽음이 결정적인 도화선이 되어
4. 19 혁명이 일어났다는, 
젊은 오빠, 언니들이 많은 피를 흘리며 
맨주먹으로 총 앞에서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며 죽어 갔었던
긴박했던 그 때의 처참한 상황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세월의 흐름은 망각이란 자연스런 현상을 덤으로 얹어 주는가보다
아니면 처해있는 현재의 삶이 풍요로워서인지
민주주의에 대한 열화와 같은 염원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피의 대가를 치루었던 4.19 혁명의 날을 까맣게 잊었다
아침밥을 먹으며 앞으로의 세대가 6.25 전쟁을 알까? 란 얘기를 주고받았는데
나 또한 어린 시절 보았던 그 시대의 비극을 
지나간 세월의 뒤안길로 전혀 무관했던 일인 듯 팽개쳐놓고
포토 메모를 하며 날짜를 기입하며
아..
오늘이 4. 19구나..했으니.
이 땅에 민주주의를 꽃 피우고 스러져간 
그들의 영령 앞에 명복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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