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짓는 늙은이//유승희 육체의 욕망은 무엇인가 끓어오르는 욕정의 노예가 되어 늙고 병든 남편과 자식을 헌신짝 버리듯 팽개쳐놓고 젊은 사내와 달아난 여인아! 일곱 살 어린 아들 측은함에 죽을 수도 없는 비통한 마음 세월의 허무 앞에 숨소리조차 가뿐데 보름 달 달빛에 비치는 독들이 아내 꼬드겨 도망간 조수 놈의 그림자 같아 울화통 치밀어 방망이로 부수고 싶은 울분 독 팔아 연명하는 늙은이 애고 애고 불쌍한 내 새끼 무엇으로 거둘거나 문득 문득 눈앞에 떠오르는 아내와 조수의 환영 평생을 독 짓던 늙은이 증오와 복수의 마음 독기가 되어 이그러지고 찌그러진 모양새 잿불같이 꺼져 가는 목숨 어린 아들 눈에 밟혀 등 따습고 배부른 곳에 보내야하는 비통한 마음 "이 년 이 백 번 죽어 마땅할 년 앓는 남편도 남편이지만 어린 자식 놔두고 그래 도망을 가" 자다가고 벌떡 일어나 넋 나간 듯 쳐다보는 허공 혼신의 작업 마지막 남은 생명 발산하는 듯 빛나는 눈 무엇을 찾고 있음인가 아내를 향한 미움과 증오의 불길에 터져 버린 독 흩어진 조각자리에 독 대신 내가 독이니라 무릎 끓고 앉는다. photo-성재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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