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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詩

독 짓는 늙은이

by 비 사랑 2009. 6. 8.

 

독 짓는 늙은이//유승희
육체의 욕망은 무엇인가
끓어오르는 욕정의 노예가 되어
늙고 병든 남편과 자식을
헌신짝 버리듯 팽개쳐놓고
젊은 사내와 달아난 여인아!
일곱 살 어린 아들
측은함에 죽을 수도 없는
비통한 마음
세월의 허무 앞에 숨소리조차 가뿐데
보름 달 달빛에 비치는 독들이 
아내 꼬드겨 도망간 조수 놈의 그림자 같아
울화통 치밀어 방망이로 부수고 싶은 울분
독 팔아 연명하는 늙은이
애고 애고 불쌍한 내 새끼
무엇으로 거둘거나
문득 문득 눈앞에 떠오르는
아내와 조수의 환영
평생을 독 짓던 늙은이
증오와 복수의 마음 독기가 되어
이그러지고 찌그러진 모양새
잿불같이 꺼져 가는 목숨
어린 아들 눈에 밟혀
등 따습고 배부른 곳에 보내야하는
비통한 마음
"이 년 
이 백 번 죽어 마땅할 년
앓는 남편도 남편이지만 
어린 자식 놔두고 그래 도망을 가"
자다가고 벌떡 일어나 넋 나간 듯
쳐다보는 허공
혼신의 작업
마지막 남은 생명 발산하는 듯 
빛나는 눈
무엇을 찾고 있음인가
아내를 향한 미움과 증오의 불길에
터져 버린 독
흩어진 조각자리에 독 대신
내가 독이니라 무릎 끓고 앉는다.
photo-성재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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