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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그 여자..신애

by 비 사랑 2009. 3. 16.


까실까실 강아지풀을 보면 
스크린을 통해 만났던 
그 여자가 생각난다
그 여자.. 신애
서른 세살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은 그 여자
단지, 죽은 남편의 고향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희망을 품고 연고자도 없는 낮선 도시 밀양에 둥지를 튼다
남편의 유일한 분신인 아들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만
예기치 않은 가혹한 운명의 장난 앞에
자기 목숨보다 더 귀한, 달랑 하나 뿐인 아들을 잃고 말지
원통하고 절통한 억장이 무너지는 고통 중에 고통 
참척의 아픔을 딛고
하나님의 나라에서 평안을 얻고
자신의 아들을 유괴하여 살해한 범인을 
용서하기 위하여 찾아간 교도소에서 
하나님으로 보터 용서를 받고 구원을 받았다며
오히려 자신을 위로하는
너무나도 평온한 범인의 얼굴과 그의 말에
정신을 놓게 된 신애
남편도 자식도 더 이상 잃을게 없는 
천야만야 벼랑의 나락으로 떨어진 그 여자
살아남은 자는 살아야겠기에 아니 살아야만 하겠기에
새로운 재기를 의미하듯 머리를 자르는 등 뒤에서
그 녀의 영혼을 구원해줄 단 한 사람 종찬은
말없이 거울을 들어준다
누추한 마당에 흩뿌려진 머리카락 터럭  
강아지 풀이 바람에 파르르 떠는 
그 위로도 비밀스런 빛이 오래도록 비췄다
빛은 누구나에게 공평 한 것
그 여자에게도 새로운 희망은 시작 되리라.
Criollo (밀양 ost) - Christian Ba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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