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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윤지의 일기

by 비 사랑 2007. 8. 19.

윤지의 일기//유승희
내 이름은 윤지예요
다섯 살 이구요
아빠랑 엄마랑 윤지랑 세 식구에요
동생을 낳아 달라고 떼를 썼었는데
엄마가 일이 있으시기 땜에 안 된데요
무슨 얘긴지 잘은 모르지만
아이 하나 기르는 게 만만치 않다나 뭐라나
두 분이 그러셨어요. 히^^^*
내 목엔 열쇄 목걸이를 걸고 다녀요
유치원에 갔다 와도 집 엔 아무도 없거든요
근데요~~우리 집 바로 앞에 놀이터가 있어요
내방 창문 밖으로 내다보다가 친구들이 보이면
쪼르르 달려가요
아~~지금 있잖아요. 친구들이 모두 모여 있네요
영은이..민준이..혜정이..준형이..선영이..영주..성호
우해해~~얼른 가야지
참! 비밀 한 가지
내가 좋아하는 남자 친구가 있거든요
살짝 가르쳐 드릴까요? 누구냐 하며~~언 영주예요
이 담에 크면 영주한테 시집 갈 거예요. ㅎㅎㅎ
놀이터에 가서
시소를 탈 땐 
내가 위로 올라가면 쳐다보는 친굴 보면서
“ㅋㅋㅋ 니 콧구멍 보인당 메~~롱” 
그네를 탈 땐
누가 멀리 높이 띠나 서로 힐금힐금 ㅎㅎㅎ
그러면서 살짝 살짝 영주를 봐요
다른 여자 친구랑 놀면 심통이 나서
냅다 �아가서 꼴 밤 한대 주고 도망치구요 
아~~
엄마가 오실 시간이 거의 다 됐네요
얼른 가서 깨끗이 씻고 기다려야지
있잖아요. 오늘 엄마가 핫케익 해 주신다고 하셨어요
울 엄만요. 요리 솜씨가 좋아요.
밀가루를 체에 내려서 우유와 설탕을 넣고 버터를 녹여 갠 다음
고구마, 늙은 호박, 당근을 갈아 넣고
씹히는 맛도 있어야한다고 남은 재료는 송송 설어서 넣은 다음 부쳐서
김발에 돌돌 말아 썰어서 딸기 쨈을 위에 살짝쿵~~히^^^*맛있겠지요?
다른 엄마들은 슈퍼에서 사다 해 주신데요
엄마가 요리할 땐 열심히 보고 옆에서 심부름하며 거들구 그래요
웬 지 아세요?
영주한테 시집 가면 맛 난 거 많이많이 해 주려구요.
우해해~~
딩동
와~~~
엄마다~~~아
사진//이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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