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 삼월에 내리는 눈
봄을 알리는 입춘이 지난 지 오래건만
미친 년 널뛰기 하 듯
종잡을 수 없이 오락가락 하는 날씨에
때 아니 춘설이 내렸다
깊은 산골짜기 여린 야생화들 빼꼼 봄나들이 나섰다가
화들짝 놀러 오던 길 돌아 꽁지가 빠지게 달아나겠다
처마 밑 송곳니 드러낸 고드름 신바람 났겠고,
허둥허둥 헐레벌떡 재 넘어 오던 아지랑이
풀썩 주저앉아 숨 고르고,
요 며칠 따스한 날씨에 꼭꼭 여 맸던 붕어빵 집
갑자기 몰아닥친 추위에 꽁꽁 언 손님들 기다리는 중이고,
아랫녘 만개한 매화꽃위에 내린 눈 폭탄에 놀라 기암 하겠고,
급한 성질머리 두툼한 겨울 옷 정리 했건만 다시 들썩이겠다.
사진은 야생화 입문했던 2009년 3월 4일 수리산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 때 썼던 글을 함께 올려본다
살랑 바람에
봄 인줄 알고
바깥세상이 얼마나 궁금하던지
빼꼼 얼굴 내밀었지
어머..! 이를 어째
웬 난데없이 진눈개비 내리더니
아침나절부터 오슬오슬 춥기 시작한 거야
추워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데
어디서 왔는지
시커먼 이상한 물건을 들이대면서
좋아라 낄낄대면서
마구마구 내 얼굴에 대고
찰칵 대면서 눌러 대는 거야
내가 예뻐서 그런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자
하나도 기분이 나쁘지 않더라구.
photo-2009.3.4 서울 근교 산
James Last = Over Valley And Mountain (산과 계곡을 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