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고백//유승희 가을 빛 천지간에 곱게, 곱게 물들 때 노을빛 붉노라니 억새밭에 차르르 내려앉는 저녁 들길을 그대와 나란히 걷고 싶어요 한 손에 이름 모를 들꽃을 또 다른 손은 맞잡은 채로 행복한 미소 지으며 걷고 싶어요 그냥 아무런 말없이 오고가는 눈빛 만으로도 누렇게 익은 황금 들판 모양 우리 마음은 풍요로울 거 같아요 타는 저녁노을과 황금물결을 타고 물씬물씬 갈 향 풍기는 바람에 내 머리 결이 흐트러지면 그대 부드러운 손길 살며시 다가와 쓸어 올려 주겠지요 아!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이 가을에 나의 남은 생애를 그대에게 맡기면 안 되겠냐고 고백하면 그대! 무어라 하실 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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