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두가 배곯던 시절 나름 유복했던 가정 형편 때문에 적당히 문화생활을 즐기고 살 수 있었다 영화를 즐겨 보셨던 부모님을 따라 더러는 훈육선생님 몰래 참 많은 영화를 보았다 그 중 하나 신영균 김혜정이 주연을 했던 이광수 원작의 꿈 절대 이루어 질 수 없는 스님인 조신과 태수의 딸 달례와의 금기된 사랑 애끓는 연모의 정으로 몸살을 앓던 조신은 꿈을 통해 부부의 연을 맺지만 결국 파국에 도달하고 사바세계의 허망하고 덧없음을 깨달은 조신은 불심에 정진하였다 이제와 돌아본 건대 제일 행복했던 시절은 부모님 그늘 밑에서 살았던 유년시절이었던 것 같다 천방지축 아무 것도 모르고 살았던 해 맑았던 그 때가.. 구성지게 부르는 오승근의 노래가, 나무 그늘에 앉아 짧은 생을 울어대는 매미 소리에, 꾹꾹 눌렀던 그리움 고개를 쳐들고 울컥 눈시울이 뜨거워오며 종당엔 이슬 맺히고 코가 찡하다.
삶의 길목......간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