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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쓰는 에세이

어느 봄날의 꿈

by 비 사랑 2013. 1. 29.

 

 

오래된 집이 드문드문 있는 궁동 어귀에 들어서면 작은 절이 하나 있는데 그 너른 마당에 아름드리 벚나무 두 그루가 봄이면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다 부드러운 실바람에 포르르 날리는 향기 또한 어찌나 곱던지.. 가끔 심통 난 바람에 하르르 꽃비가 내리면 봄이 가져다주는 소소한 행복에 취했건만 무슨 연유인지 두 그루 모두 잘려 나가고 없었다 백팔 참회문에 보면 꽃과 나무를 함부로 자르는 어리석음을 참회 합니다 ...라고 했는데 할미꽃이랑 능수버들 금낭화 하얀 수선화 등등 산등성이 여기저기에 심어 가꾸시던 그 손길이 무색하게도
기인 세월을 함께했을 거목이 흔적조차 없이 싹둑 잘려 나갔다
명상곡(성의신)-어느 봄날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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