휑하던 화단에 6 년 생 꽃망울이 다문다문 매달린 매실나무를 심은 지가 어언 10 여 년이 되었다 첫 해에 소출의 기쁨을 맛보며 해 마다 그 양이 조금씩 늘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년엔 매실 액도 만들고 장아찌도 담아 작은집과 시누이에게도 다른 해에 비해 넉넉히 나눠 먹을 수가 있었다 잎 훌훌 떨궈 맨 몸으로 긴 겨울 잘 보내고 전해에 비해 유난히 봄추위가 길었던 탓인지 꼭 다물고 좀 채로 입을 열 기미가 없더니 요 며칠 새 그렁그렁 바람을 타고 가득 쏟아지는 햇살들 담뿍 받더니 봄비도 촉촉이 내려 요기, 조기 벙긋벙긋 입 열고 목젖이 보이도록 까르르 웃어 제킨다 은은한 매화 향 바람에 날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