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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물감을 들이며

by 비 사랑 2012. 1. 5.

    물감을 들이며//유승희 언제부터인지 기억조차 감감한 드문드문 내린 흰서리를 일일이 뽑았다 눈을 있는 대로 치뜨고 뽑다보면 손톱 끝이 아프고 머리조차 지끈지끈했다 그 나마도 얼마 안가 세월의 훈장이 뭔 벼슬 인양 곱지도 않은 것이 점점 영토를 넓혀 ..하! 억새밭은 저리 가라다 하나 둘 뽑다가는 대머리가 되겠기에 궁여지책으로 물감을 들이기 시작했다 남의 손에 맡기자니 한 번 들어가는 수고비면 두 세 번 하고도 돈이 남기에 손수 작업에 들어갔다 누구나에게 공평한 세월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한웅큼씩 잡아 허연 뿌리 부분에 처덕처덕 떡칠은 한다 사방천지 자글자글 골 패인 밭고랑 ..흥! 머리만 검으면 단가? 보톡스 맞을 생각은 없남? 코웃음 치지만 바람에 머릿결이 날려도 누군가 뒤통수를 보아도 당당한 하얀 머리가 사라진 모습에 흡족해하는, 허망한 세월의 흔적을 벗겨낸 변신은 무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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