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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er Story

꽃무릇 그 애틋함으로

by 비 사랑 2010. 9. 30.
 
일본에서 들어왔으며 절에서 흔히 심고 산기슭이나 풀밭에서 무리지어 자란다. 비늘줄기는 넓은 타원 모양이고 지름이 2.5∼3.5 cm이며 겉껍질이 검은 색이다. 꽃은 9∼10월에 붉은 색으로 피고 잎이 없는 비늘줄기에서 나온 길이 30∼50cm의 꽃줄기 끝에 산형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총포는 길이 2∼3cm의 줄 모양 또는 피침 모양이고 막질(膜質: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며, 작은꽃자루는 길이가 6∼15mm이다. 화피 조각은 6개이고 거꾸로 세운 바소 모양이며 뒤로 말리고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주름이 있다. 수술은 6개이며 꽃 밖으로 길게 나온다. 열매를 맺지 못하고 꽃이 떨어진 다음 짙은 녹색의 잎이 나오는데, 이 잎은 길이가 30∼40cm이고 다음해 봄에 시든다. 한방에서는 비늘줄기를 약재로 쓰는데, 인후 또는 편도선이 붓거나 림프절염·종기·악창에 효과가 있고, 복막염과 흉막염에 구토제로 사용하며 치루와 자궁탈수에 물을 넣고 달여서 환부를 닦는다.

아주 오랜 옛날 산사 깊숙한 토굴에서 용맹 전진하던 젊은 스님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소나기가 장대처럼 내리던 9월 어느날 스님은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한 여인에게 한눈에 반해 수행도 멈추고 가슴 앓이 하며 사랑에 빠져버린 이 두사람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병에 든다 그러나 석달 열흘만에 여인은 상사병으로 죽고 만다 스님은 여인을 사모하며 쓰러진 토굴앞에 풀을 심었는데 이 풀은 꽃을 피우지만 열매는 맺지 못하며 잎이 경칩과 춘분(2월중순) 무렵에 새싹으로 돋아나 봄을 보내며 자라다가 하지(6~7월)무렵에 기다리다 지친 모습으로 축 늘어저 잎을 버리고 말라 죽은뒤에 석달 열흘을 보내고 백중(8~9월) 무렵에 꽃대가 나와서 추석((9월하순~10월초순)무렵 꽃이 피므로 풀잎은 붉은 꽃을 보지 못하고 꽃은 풀잎을 보지 못한다 잎과 꽃이 볼 기회가 없어 또 열매도 맺지 못한다

꽃무릇 그 애틋한 전설에 마음자리 이끌려 몇 편의 시를 썼다 기왕이면 산사에 꽃무릇과 함께라면 하는 바람으로 새벽을 가르고 선운사로 향했다 흐른 날씨에 한 줌 빛이 아쉬웠지만 흐들지게 피어 장관을 이룬 꽃무릇의 자태에 넋을 잃고 말았다

기다림 인 게야//유승희 한 뿌리에서 줄기 따라 올라갔건만 꽃 따로 잎 따로 그리움에 절여진 가슴 붉은 꽃 애잔히 피었건만 천년에 천년을 그리워해도 임 떠난 자리 잎 피우니 전생의 업 인 게야 영영 만날 수 없는 기다림 인 게야.

당신과 나는//유승희 사람과 사람과의 연은 몇 생을 거듭나 만나지는 것인지요. 그것이 황차(하물며) 긴 밤을 함께 보내고 눈 떠 아침을 맞이하는 부부의 연이 아닐지라도 그것이 황차 절로절로 흘러가는 강물 같이 서로의 마음길이 하나가 되는 연인의 길이 아닐지라도 당신과 나는 어쩌다 어쩌려고 긴 세월을 돌고 돌아 섧은 그리움으로 가슴 에이며 인연이란 이름으로 예, 와 섰는지요.

내내, 그리움뿐이라면//유승희 불빛 하나 없는 사방이 컴컴한 어둠길을 걷는 막연함을, 윙윙 울며 문풍지 다르르 밀고 들어선 매얼음 바람에 몸태질하며 뭉큼뭉클 눈시울 적시는 동지섣달 기나긴 밤을, 이제 그만 죽어라고 앙당그려 물고 잘끈잘끈 밟아도 보지만 겨우 내내 땅 속 깊이 묻었던 무 움 돋듯 새롯이 돋아나는, 화드득화드득 타 들어가는 외골목 들어선 옹이진 그리움을, 어이하리 사못차게 그리다 , 그리다 무양무양 숯 검댕이 된 애타는 가슴 아...! 당신 사모하는 이 마음 내내, 그리움뿐이라면 어둠지옥에 갇힌 이 마음 이제 그만 거둬가소서.

당신이 기다리라 하시오면//유승희 사모하는 이여...! 당신이 기다리라 하시오면 언제까지나 기다릴 지이다 이생이 아니라면 다음 생 까지도 한 가지 만 약속할지이다 우리 다시 만나면 아프지도 섧지도 아니한 두 손 놓아버리는 그 날까지 언리지 되어 알콩달콩 사랑 하겠노라고 하오면, 전신만신 기다림에 지쳐 허벌허벌 닳아 빠지도록 애오라지 당신만을 기다릴 지이다 호호막막한 적막강산 어이 하랴만 요냥 요 자리에서 망부석 될 지이다.

그대와 나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유승희 그대와 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 난, 봄날에 흐들어진 꽃 그대는 나풀나풀 내려앉는 나비로 난, 너렁청한 갈 하늘바다에 몽개몽개 하얀 구름 그대는 빠알간 고추잠자리 되어 난, 까망중 같은 어둠 그대는 가로등 불빛으로 난, 밤바다에 떠 있는 배 그대는 등대가 되어 아니, 그대와 나 굳이 만나진다면 사랑하는 연리지되어 생생세세 어울렁 더울렁 살고지고살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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