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라지만//유승희
장마 끝나고
짧은 사랑을 노래하는
매미소리 자지러지게 울면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이다
절기를 알리는 달력은
입추라지만
한 낮의 태양은 비웃기라도 하려는 듯
이글이글 용광로 끓듯 한다
포도鋪道는 잔뜩 달궈져
뜨거운 열기를 연신 내 뿜고
간간히 부는 바람조차 홧홧하다
잠자리 날개 같은
얇은 입성도 거추장스럽고
줄줄 흘러내리는 촛농처럼 몸이 축축 쳐진다
냅다 소나기라도 좍좍 쏟아져 내려
푹푹 찌는 더위를 멀리 데려 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클론 - 꿍따리 샤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