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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모성애

by 비 사랑 2014. 6. 19.

 

 

전혀 내색 않고 묵묵히 바라보는 심정이 안타까웠다 새벽밥 먹고 책이랑 도시락 짊어지고 노량진으로 도서관으로 휘돌아 치고 이슥한 밤에 집이라고 들어와 몇 시간 눈 붙이고 또 도돌이표를 3 년 34 년 살아가며 유치원 들어가기 전 군 생활 빼고 내내 책과의 씨름 이었다 나 역시 공부를 해 보았지만 말이야 바로 하랬다고 공부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과연 몇 이나 될까 1 년에 단 3 번 주어지는 기회 지역 선택이 빗나가 낙방을 번번이 했으니 그 심정 또한 오죽했으랴 본인이나 가족 모두 피 말리는 시간들을 보내고 4 번의 도전 끝에 지난해에 합격을 했다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날들에 대한 보상의 눈물이 쏟아졌다 아들 아이 보다 먼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후배의 말인 직슨 “형~ 아마 노량진 시절이 그리울 거예요. 이젠 천국 끝 지옥 시작일겁니다”라고 했을 때 누굴 약 올리나 했는데 그 말이 현실로 다가옴을 절실히 깨닫는 날들의 연속이다 그야말로 쥐꼬리만 한 박봉에 쌓이는 민원은 넘쳐나 12시 전에는 집에 들어오는 날이 없고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도 없이 일에 파묻혀 산다 볼 살은 푹 꺼지고 점점 생기도 잃어가고 가지나 말이 없는 아이가 말 수도 적어져간다 내 능력으로 살면서도 빈둥거리는 일상이, 카메라 들고 사진이나 찍으러 다니는 모양새가 괜스레 눈치가 보이는 것이 자식에게 얹혀서 먹고 사는 노인들의 심정이 헤아려진다 파김치가 되어 들어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울컥한 것이 취업이 안 되었을 때나 됐을 때나 나름의 걱정거리는 따라 붙는 현실 이 세상 모든 아버지 들이 각각이 처해 있는 현장에서 힘들게 일하며 가르치고 입히고 살아낸 것이라고 도닥이며 힘을 불어 넣어주지만 안쓰러운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자식이란 부모에게 이 세상 등지는 그 날까지 어리던 어른이 됐던 간에 애물단지임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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