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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샤머니즘에 대한 이야기

by 비 사랑 2014. 6. 12.

 

8 월 염천 오지게 비가 오던 날 두 오라비를 제켜 놓고 키 크고 듬직한 남정네한테 시집을 갔다 그 해 초겨울 큰며느리 예단준비를 하시던 엄마는 작은며느리 감 예단도 아예 마련하시며 딸 하나 빼 놓기가 맘에 걸리셨는지 외제 벨벳을 사 주셨다 멋모르고 덜렁 들고 왔더니 그 날로 시어머니 머리 싸매고 드러누우셨다 그 후 며칠 후 며느리를 앞세우고 인근에 있는 무당집을 찾으셨다 자그만 상을 펴 놓고 쌀알을 냅다 흩으러 트리더니 짝수 홀수 가리는지 나름의 방법으로 점을 치더니 하는 말 집안에 무색천이 들어 왔다나 어쨌다나 종당엔 집으로 와 부엌으로 들어서더니 당당당당 징을 치면서 웅얼웅얼 주문을 읽으며 예방을 했다 그래서인지 시어머니는 씻은 듯 부신 듯 언제 아팠냐는 듯 툭툭 털고 일어나셨다 그 후로도 뭔가 거름직한 일만 있으면 하늘 향해 깃발 꽂은 무당집을 찾으셨다 인고의 세월을 살게 했던 시어머니 떠나 신지도 11 년 6 월 숲만큼이나 청청했던 내 청춘도 잰 걸음으로 도망쳐 노을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Francoise Hardy - Ma Jeunesse Fout L'camp ( 내 청춘이 떠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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