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 이율배반적인//유승희 가을 하늘빛은 섬섬옥수에 비취가락지 같다 적당한 햇살의 온기로 벼 나락은 통통하니 익어 누런 거대한 보자기를 펼쳐 놓은 듯 넙디 너른 들판은 황금물결로 출렁인다 가을산은 먼데 산으로부터 붉노라니 물들이기 시작하더니 불려 나온 듯이 냉큼 다가와 농염한 웃음으로 유혹을 한다 이렇듯 가을의 주변엔 아름다운 것들로 온통 도배를 했건만 간간이 저 밑바닥에서 목젖까지 우욱 치솟는 눈물 흥건한 울적함의 정체는 대관절 무엇인가 멈칫멈칫 머문 척 하는 가 하면 비아냥 거리 듯 쏜살 같이 내 달리는 세월 앞에 아직은 자유로울 수 없는 억지 나이 듦에 대한 스산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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