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녈가녈 가랑비 오는 날엔//유승희
소곤소곤 부는 잔바람
정다이 손잡고
가녈가녈 가랑비 오는 날엔
당신을 만났으면
참말... 좋겠습니다
콩콩대는 심장 소리 들을 수 있게
아주 자그만 노랑 우산을 쓰고
트랜치 코트 주머니에
살며시 손깍지 끼고 조물조물
굳이 많은 말이 필요치 않아도 될
서로에게 전해지는 사랑의 온기로
하냥... 좋겠습니다
조촘조촘 저녁거미 접어든 골목길 모퉁이 돌아
빨강 담쟁이 덩굴이 하양 벽을 휘감아 돈
아담한 카페에 앉아 계피 향 살짝 곁들인
거품 푸르르 이는 카푸치노 한잔 마주하며
뉘 들을세라 소근닥소근닥
긴 밤을 새우며 사랑 얘기 나눴으면
마냥...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