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갈색 작은호수...커피

커피 향이 나는 소묘

by 비 사랑 2006. 12. 7.
 

 커피 향이 나는 소묘//유승희      
설거지와 청소로 
하루의 일상을 끝내면
가장 평온하고 아늑한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만나게된다
텅 비어있는 공간에
사이먼과 가펑클을 죤 덴버를
때로는 트로트의 황제들을 초대해 놓고
한잔 분량의 물을 준비한다
기다리는 동안
커피 잔의 정겨운 달그락거림은
흐르는 음악에 곁다리 끼고
조용한 오전 한때 
나만이 숨 쉬고 있는 공간
오늘은
주름이 짜르르 잡힌 긴치마를 입고
팔랑 팔랑 왔다 갔다
트로트 음악에 맞춰 
치마 양옆을 잡고 휙휙 돌리며
춤도 춰 보고서리
키드득 키드득 웃어 보기도하고
커피 한잔 마주하며
창가에 서서 우아한 공주처럼
한 모금 한 모금 홀짝 홀짝
슬쩍 농을 걸고 스쳐가는 
갈바람을 느끼며
차란차란 춤추는 파란 햇살에
음악을 실어 
은은한 커피 향속으로 
나를 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