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이 나는 소묘//유승희 설거지와 청소로 하루의 일상을 끝내면 가장 평온하고 아늑한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만나게된다 텅 비어있는 공간에 사이먼과 가펑클을 죤 덴버를 때로는 트로트의 황제들을 초대해 놓고 한잔 분량의 물을 준비한다 기다리는 동안 커피 잔의 정겨운 달그락거림은 흐르는 음악에 곁다리 끼고 조용한 오전 한때 나만이 숨 쉬고 있는 공간 오늘은 주름이 짜르르 잡힌 긴치마를 입고 팔랑 팔랑 왔다 갔다 트로트 음악에 맞춰 치마 양옆을 잡고 휙휙 돌리며 춤도 춰 보고서리 키드득 키드득 웃어 보기도하고 커피 한잔 마주하며 창가에 서서 우아한 공주처럼 한 모금 한 모금 홀짝 홀짝 슬쩍 농을 걸고 스쳐가는 갈바람을 느끼며 차란차란 춤추는 파란 햇살에 음악을 실어 은은한 커피 향속으로 나를 잊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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