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행복한 일이다//유승희 머루빛 까망밤을 보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촐한 밥상을 마주하며 하루를 열 수 있다는 건 볕 쨍쨍한 기 인 여름 땀방울 가슴 골짜기를 타고 조올졸 흘러내려도 가끔 살랑살랑 스치는 바람결에 이제 가을이 머지않았음을 느끼며 새 계절을 맞이할 수 있다는 건 들길 걸으며 하마터면 발에 밟힐까 안쓰러운 작은 이름 모를 들꽃을 만나 눈높이로 쪼그리고 주거니 받거니 도란도란 거릴 수 있다면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아주 작은 사소한 일상에서 잔잔한 행복을 느끼며 그 행복에 감사를 드리며 어제 죽은 이가 그리도 갈망했던 오늘, 그 오늘을 실꾸리를 풀어놓은 듯 길고 긴 하루하루의 연속으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열어 간다는 건 . .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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