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 수 있는 것//유승희 굳이 입 열어 말 하지 않아도 그냥 알 수 있다는 거 그게 뭔지 당신 아세요? 봄 햇살이 배실 거리며 웃는 이른 아침 씻지도 않은 얼굴. 부스스 한 머리 두 손 번쩍 들고 기지개 펴며 푸~~아 밥 해야지 하면서 일어서는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에서 아직은 사랑을 느낀다는 거 물론 신혼처럼 그런 달콤새콤한 사랑은 아니지만 케케묵은 간장 맛처럼 그런 곰삭은 사랑 말예요 무거운 삶의 짐 변함없는 그 식이 장식인 하루의 일상을 마치고 집을 향해 돌아오는 당신의 발걸음 사랑의 식탁을 준비하며 감사함으로 맞이하는 마음 눈빛만으로도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의 무거운 그림자가 느껴지는 거 당신을 바라보는 나를 보며 굳이 입 열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건 바로 사랑과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는 당신과 나 우리가 함께 오랜 세월 쌓아올린 성 모래성이 아닌 돌로 만든 성이 가슴 속에 담아 있기 때문 이예요 굳이 입 열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 수 있는 거 당신 이제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