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씨 허공을 날다날다 보도불록 작은 틈새에 둥지 틀고 새 봄을 맞아 자칫 뭍 발길에 밟히고야말 아주 작은 몸으로 하늘 향해 한 점 부끄럼 없는 양 얼굴을 반짝 쳐들고 있다 가끔은 이런 작은 꽃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가는 나름의 삶을 보면서 쉽게 포기하고 좌절하는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을 되돌아보곤 한다
민들레//유승희 그 어딘들 어떠랴 세상사 달관한 듯 작은 몸 누울 보도블록 틈새 납작 엎디어 무수한 발걸음에 밟히어도 이른 아침 해님 방긋 웃으면 노오라니 환한 얼굴로 하루하루를 천날같이 보내며 짧은 생 마치고 온 몸이 산산이 부서져 바람따라 나풋나풋 발서슴하다 작은 안식처 뿌리 내려 낮게, 낮게 좀 더 낮게 겸손한 마음으로 봄이면 노오란 꽃 피우는 너는, 아마 먼 옛날 밟히고 밟히어도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온 민초들의 넋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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