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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방,나비,그리고 새

해바라기

by 비 사랑 2010. 9. 25.

 

 



해바라기 (Girasoli I, 1970, 이태리)

OST: Henry Mancini 'Loss of Love'



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
주연: 소피아 로렌,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멜로물. 끝없이 펼쳐진 우크라이나의 해바라기밭을 헤메는 소피아 로렌의 모습은 지울 수 없을만큼 인상적이다. 소련에서 촬영했다는 이유로 수입이 몇 년간 지연되었던 추억의 명화. 전쟁의 격랑이 빚어낸 한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러시아에서 촬영한 영화라서 한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상영금지가 되었던 영화이다.




결혼하자마자 제2차 세계대전이 터져, 남편 안토니오(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를 전쟁터로 보낸 여인 지오반나(소피아 로렌). 소식을 모르던 남편이 어느날 전사했다는 통지서를 전해받고 지오반나는 망연자실한다.

하지만 안토니오가 소속된 군대에서 제대한 군인이 그가 죽음 직전에 눈 속으로 도망쳤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자, 지오반나는 남편이 살아있다고 믿고 멀고먼 땅 러시아 까지 찾아간다.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까지 계속되는 그녀의 여행은 고달프기만 하다. 간신히 묻고 물어 모스크바 북쪽 변두리 지역에 이태리인들이 함께 모여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간다.

그녀가 지나가는 우크라이나의 들판에는 해바라기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이윽고 그녀는 마샤(루드밀라 사벨리에바)라는 러시아 여인의 집에서 남편 안토니오를 발견한다.
하지만 그는 전쟁의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려 마샤와 함께 살면서 아이까지 있는 처지다.

지오반나는 슬픔에 잠겨 그 집을 떠나 밀라노로 돌아온다. 다시 이태리로 돌아온 지오반나는 남편을 잊기로 하고 나이든 공장 일꾼 에토(마이클 그린)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민다. 이들 사이에서 아들이 하나 태어난다.

세월이 많이 흐른 후, 고향에 대한 향수 때문에 안토니오가 그 곳에 나타나 지오반나의 삶을 뒤흔든다.
이미 재혼을 한 지오반나와 재회한 안토니오는 말이 없다. 각자의 길을 가야만 하는 것이다.


동영상 감상시 상단의 테마음악을 정지시키신 후 플레이시키십시오.







정신이상자로 위장해서 전장에 나가지 않고 버텨볼려던 안토니오(마스트로얀니)와 지오반나(소피아로렌)의 계획이 순진하다고나 할까요.바람둥이와 결혼한 지오반나는 신혼의 달콤함을 알기도 전에 시베리아 전선으로 남편을 떠나보냅니다.

많은날이 지나고 어느 상의군인의 외침으로 전쟁이 끝났음을 안 지오반나는 귀환병들이 탄 열차를 뒤지며 남편을 찾지만 그리운 얼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전선에서 남편이 보낸 편지와 함께 동봉된 사진뒤에 적힌 사랑한다는 짧은 메모를 보며 살아있음을 굳게 믿는 지오반나는 남편과 함께 돈강 근처에서 전투를 벌였다는 초라한 행색의 귀환병의 얘기를 듣고 더욱 용기를 얻습니다.그리고 남편의 사진한 장 달랑들고 러시아로 향합니다.

좀 무모한 것 같지만 여러곳을 찾아 나선 끝에 남편이 살고 있는 집을 찾습니다. 거기에는 젊은 러시아 여인이 빨래를 걷고 있습니다. 이 젊은 여인은 오래전 겨울,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죽어가는 한 이탈리안 병사를 구해줬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그와 결혼하여 지금 예쁜 딸아이까지 낳아 살고 있는 여자입니다. 지오반나도 지금 직감으로 그걸 알고 있습니다. 이 젊고 아름다운 러시아 여인 앞에서 남편을 찾아온 자신이 어쩌면 초라하게 까지 느껴집니다.

남편의 젊은 부인에게서 지난날들의 얘기를 들으며 결국, 자신이 모든 것을 포기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지는 가련한 여자의 심정.. 남편의 젊은 부인과 함께 지오반나는 안토니오를 만나기 위해 플렛폼으로 나갑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하며 남편의 모습이 보이기를 기다리는 지오반나 앞에 초라한 소련 노동자로 변한 안토니오가 기차에서 내립니다. 그토록 만나보기를 갈망했던 남편이 정작 그녀앞에 나타났을 때 그녀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고 그냥 기차에 올라타버립니다. 그리고 그 기차안에서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없이 회한의 오열을 터뜨립니다.

집으로 돌아온 지오반나는 방마다 걸어 놓은 안토니오의 사진액자를 모두 방바닥에 내동댕이쳐 부수고 발로 짓밟습니다. 찢어진 사진은 창밖으로 날립니다. 다시는 머리에서 떠올리지 않을 생각으로... 다시는 생각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는 지오반나의 행동에서 그녀가 남편 안토니오를 얼마나 사랑했으며 그리워 했는지를 알수 있습니다.

한마디 말도 없이 가버린 그녀는 안토니오의 가슴에 깊은 그리움을 남기고 그 그리움은 옛 아내에 대한 죄의식과 함께 결국 이탈리아로 향하게 합니다. 이 어색한 어둠속의 재회에서 아무리 서로를 으스러지도록 안아보아도 그 포옹과 키스가 다시 둘을 갈라놓는 현실의 이별을 대신할수 없다는 것을 두사람은 잘 알고 있었기에...

플렛폼을 미끄지듯 떠나가는 기차는 안토니오를 싣고 점점 멀어져 갑니다. 이별의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는 지오반나의 모습으로 영화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드넓은 크로아티아 평원의 해바라기밭이 너무도 인상적인 또 다시 보아도 감동적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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