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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자칭 서민 대통령의 기막힌 행보

by 비 사랑 2009. 7. 13.

 

 

[기자의 눈] ‘세상 좋아졌다’는 MB 발언에 상인들 박수 안친 이유
자연스럽게 세상보기 2009/07/07 19:05   http://blog.hani.co.kr/catalunia/23839
와이티엔 돌발영상 ‘살기 좋은 세상’ 편이 화제군요. 뒤늦게서야 살펴보았는데, 뜬 구름 떠다니듯 잠시 휙 둘러본 이 대통령의 민생행보가 얼마나 깊이가 없었는지 콕 집어 보여주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이 대통령의 재래시장 나들이가 서민 경제를 챙기려는 그의 의지와 관련있는 듯 적극 보도했지만 전반적으로 이날 돌발영상 카메라에 잡힌 대통령의 모습은 그냥 ‘나들이’처럼 보일 뿐입니다. (구본홍 사장 밑에서도 꿋꿋하게 이런 영상을 만들고 있는 돌발영상 팀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 대통령이 상인들의 이야기에 동문서답 대답하거나,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짚지 못하거나, 상인들에게 “(하소연이라도 하게 됐으니) 세상 좋아졌다”는 말로 공감안가는 위로 한 마디 던지는 모습은 헛웃음마저 나오게 하더군요. 이문동 재래시장 상인들은 그의 말에 박수를 치지 않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대통령이 이 날 던지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공감가는 말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제일 좋은 건 직접 한번 보시는 걸겁니다. 지난 6월 25일 이문동 재래시장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한번 좇아가보시죠. 한겨레 블로거 ‘빠리윈터’ 님께서 잘 정리해주신 것을 그대로 전해드립니다.
 
 


 


 

Chapter Ⅰ 시장골목에서
 
 MB의 재래시장 방문에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 일제히 박수
 MB, 상인대표들과 동행하며 시장골목으로 진입
 
상인대표자1 : (시장 주변을 가리키며) 여기 상권이 지금 다 죽어 가지고...
상인대표자2 :  (절박하게) 문닫고...
MB : (듣는둥 마는둥 하며 상가골목으로 전진)
 
 이 때 다가오는 할머니 
할머니 : (MB에게 인사하며 악수 청한다.) 안녕하세요? 
MB : (악수하며)  예 예 안녕하세요?
  
Chapter Ⅱ  구멍가게 수퍼에서
 
상인대표자1 : 업종이 바꼈습니다 수펀데 너무 어려워서...
MB :  슈퍼! ~
상인대표자1 :  ㅇㅇ수퍼라고
수퍼할머니 :  (힘들다며 한숨) 어 휴~
MB :  (안으로 들어서며) 그 왜 장사가 (안돼) ...
        (선반위에 뻥튀기 발견) 어~  야 이것좀 사..  
        (뒤돌아 보며 수행원들에게) 이것 좀 사먹어라 야~ ...뻥- 튀기!
 
Chapter Ⅲ  빵집과 과일가게 앞에서
 
상인대표자3 : (빵집을 가리키며)엄청나게 잘되는 집이었는데 다 무너져 가지고...
MB :  (생각없이) 왜 무너져...
상인대표자3 :  상권이...
MB : (생뚱맞게) 방학이라서 좀 그런가?
빵집주인 : .잘 안되고 있습니다.
상인대표자3 : (절박한 심정으로) 학생들보다 저기 큰 마트에서도 이 빵을 팔아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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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상인 : 상권이 다 죽었죠. 대형마트가 저 옆에 들어오는 바람에 저희들 같은 경우에는
             다 죽어가지고...
MB : (손수건으로 입닦고 코 닦으며) 값이 여기가 대형마트보다 더 쌀거 아녜요?
과일상인 : 거 보다 여기가 더 비싸죠!
MB : .(의외라는 듯) 그래요?
과일상인 : 거기는.. 대형마트에는 산지에서....
MB :  아 아 ! 대형... 싸게 직접 오니까!
과일상인 :  그렇죠..
MB : (대책이랍시고) 그러니까 여기도 농가하고 직접 와서...
과일상인 : (어이없는 듯) 근데 물량을 소비를 못하잖아요
MB : (아차 싶더니) 그렇지! 맞어..
과일상인 : .(우리야) 쪼금씩 쪼금씩 구입해 갖고 오는데 그 물량을 소비를 못하기 때문에
MB : (뻘쭘하게) 맞어 맞어
상인대표자2 :  상권이 다 죽어가지고...
과일상인 :  너무 힘들죠
MB :  거 마트 때문에 다 이렇게 문제가 되니 큰일이네! 그래요! 네 !
 
Chapter Ⅳ 야채가게에서
 
야채상인 :  그냥...  뭐 하도  문 안닫히니  열어 놓는 거예요 그냥 ....
상인대표자3 :  맨날 문 열어놓고 만날 굶습니다 여기 ...허허
MB : 저 사람들(대형마트)은 문닫을 때가.. 몇시에 문 닫고 이래요?
야채상인 :  작년까지는 11시까지...
상인대표자3 : 12시!  12시까지!  9시반에 열어서 12시까지 영업을 합니다. 
                 배달도 다 해주고 예...
상인대표자4 : 시간제한을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시간 제한이 너무...
MB : (밑도 끝도 없이 자리를 뜨며) 봅시다!
 
Chapter Ⅴ  수퍼마켓에서
 
MB :  어~ 여기는 마트같이 잘 만들어 놨는데...
수퍼주인 :  아무래도 대형마트가  있기때문에 주변에... 생각보다 힘들긴 합니다.
MB :  (고개를 끄덕끄덕, 입은 묵묵부답, 한참 후)
        그래 맞다.  마트가 다 들어 오니까 그렇지 !
        마트 문제가  큰 문제고.. 큰데, 큰회사가 다 하는 것 때문에  그렇지?
수퍼주인 :  네
MB :  (그저 한다는 소리가) 그래요~
수퍼주인 : 감사합니다 (뭘 감사하다는 건지???)
MB : (자리를 뜨며) .예 ~ㅇ
 
Chapter Ⅵ : 상인대표들과 식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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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대표자1 : 아주 그냥 저희들을 몰살시켜려고 합니다 아주...
MB : (바닥 한번 쳐다보다 웃으며) 내가 노점상 할때는 슈퍼마켓이 없었거든 ㅎㅎㅎ
상인대표자2 : (어이없지만 맞장구치며)  예 ~
MB : 그~마트를 못들어 오게 한다 하는게 법률적으로 정부가 그렇게 시켰더라도
        헌법재판소에다 거 헌소를 내며는 정부가 패소를 합니다.
상인대표들 : ??? ...
 
MB : 음~ 직거래를 해가지고.. 요즘은 인터넷으로 하며는  왠만한걸 농산물이 양이 적어도
       농촌도 보내주고 그래요...
 
       지금 농촌에서 생산을 하면 농촌은 전부 인터넷이 들어가 있어요 그러니까 인터넷으
       로 거래를 한다고. 내가 예를 들면 농촌에서 내 개인이 먹고싶어도... 갖다 먹고싶어  
       서 인터넷으로 하며는 보내주는데 시장은 뭐 안보내 주겠어요?   
 
       내 여기까지 배달 하면 돈이 뭐 얼마 드는데 뭐 이케 인터넷으로 서로 하며는 직원
       이 많이도 필요도 없어요.  .. 근데 여러분은 그렇게 안 하고 왜 재래시장에서는 가까
       운 데서 뭘 떼다 팔려니까 ...
 
       (다소 막나간다 싶어 미안했던지 화제를 돌리며) 재래시장은 내가 옛날 젊었을 때 노
       점상할 때는 우리는 그때 이렇게 만나면 얘기할 길도 없었어 끽소리도 못하고 가만
       히... 장사되면 다행히고 안되면 죽고 ... 이게 뭐 ...하소연 할 데도 없었어!  
       어 ~  지금은 뭐 그래도 뭐 얘기할 데라도 있으니 좋잖아?   허허
       지금 좋아졌잖아 세상이
상인대표들 : (끽소리 못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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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이 돌발영상에 소개된 것들이다. 주요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되지 않은 내용들을 편집한 것이지만 청와대가 불러준 내용을 그저 받아쓰기에 바쁜 일부 언론 보도와 비교해  서민 배려를 국정 최우선 순위로 강조한 대통령이 직접 현장에 나가 어려움을 경청하고 진정으로 그들의 한숨과 같이 했다는 자평에 의문을 던진 자료인 것만은 틀림없다. 


 
기본도 상식도 해법도 없는 서민행보 
 
위의 돌발영상을 통해 알 수 있듯이 MB는 재래시장 행차를 통해 영세상인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다소간의 대책을 준비해 간 방문이 아닌 이미지 제고에 목적이 있었던 방문이다보니 답변이 즉흥적이고 부실하며 형식적일 수 밖에 없다.
 
① 대형 유통업체의 재래시장 상권 잠식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MB
  -   값이 여기가 대형마트보다 더 쌀거 아녜요?(과일가게에서)
  -   방학이라서 그런가? ( 빵집 장사가 안된다는 말에)  
  -   마트를 못들어 오게 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정부가 패소한다( 간담회 중)
 
대형 유통업체가 재래시장 상권에 진출할 경우 재래시장 매출은 약 30% 정도가 감소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대형 유통업체가 재래시장 상권을 빠르게 잠식하는 나라도 드문 실정에서 MB의 발언은 절박한 심정의 상인들을 앞에 두고 정부가 나서서 대형마트를 규제할 의지와 능력이 없음을 피력하는 것과 다름없다, 심지어 MB는 선진 각국이 재래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이미 시행하고 있는 각종 규제방안(사전영향평가제도,영업시간 및 영업면적 규제,상권영향평가 등)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듯 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재래시장을 보호하고 대형유통업체의 무분별한 진출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들이 상정되거나 계류되어 있는 상황인데도 무책임하게 대형유통업체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태도는 강자의 논리보다 소수 약자의 권익을 우선하여 보호해야할 민주주의 정부의 의무를 망각하는 것이며  재래시장에 간 이유가 그저 사진찍기에 불과한 것이었음을 보여준 것에 다름없다.  
 
(“대형마트의 법적 규제가 불가능하다”며 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의견을 대신 전달한 부분은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이미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은 모두 대형마트규제법이 있습니다. 또 대한민국 헌법 119조에는 “시장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경제 민주화를 위하여...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허재현 )  


 
② 재래시장 유통구조의 몰이해
   - 그러니까 여기도 농가하고 직접 와서...(과일상인과 대화 중)
  -  인터넷으로 직거래 하면 양이 적어도 보내주는데 시장은 뭐 안보내 주겠어요?
     그렇게 안 하고 왜 재래시장에서는 가까운데서 뭘 떼다 팔려니까 ..(간담회 중)
 
대안이라고 제시한 지도자의 한심한 말씀이시다. 이건 기본과 상식의 문제다. 우리 국민은 정말 상식과 싸우는 중이다. 재래시장이 야채와 과일만 파는 곳인가? MB가 들렀던 떡볶기,오뎅가게도 재료를 인터넷상거래로 떼오면 형편이 나아질려나? 맛있게 나눠 준 크림빵집도 빵재료를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형편이 나아질려나? 뻥튀기 사먹던 수퍼도 전자상거래로 뻥튀기 사오면 더 싸게 팔 수 있을려나? 생선가게도 농수산도매시장 안 가고 인터넷직거래로 구매해서 이윤 붙여 파는 것이 효율적일까? 정부의 예산지원도,물류시스템도, 관리체계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는 상황에서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영세상인들을 모아 같은 품목을 공동구매하여 분배하고 재구매 하는 것이 가능한가? 왜 그렇게 안하냐고 타박하는 것이 대책인가? 인터넷 온라인 상점도 재래시장의 또 다른 경쟁상대 임을 잊지마시라.
 


받아쓰기를 넘어 글짓기하는 어용언론 
 

이번 MB 이문동 행차가 내용적으로 서민행보와는 동떨어진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MB어천가를 불러대기 바쁜 일부 개념없는 언론의 보도행태를 함 보자. 듣보잡같은 H경제지  YS라는 기자가 쓴 낯뜨거운 작문의 주요 내용이다. 제목도 가관이다.

" MB는 왜 힘들때면 떡복이를 먹을까? "

  " 주목되는 것은 이 대통령은 뭔가 심기일전이 필요할 때 시장을 찾는다는 것이다. 힘들고 어려울 때, 삶의 재충전이 필요할 때, 마음의 결심이 필요할 때 가는 곳이 시장이라는 것이다. "
 
  "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시장, 특히 사람냄새 나는 먹골시장은 이 대통령의 ‘마음의 고향’”이라고 해석했다. "
 
  " 이 대통령의 재래시장에 대한 애정은 가난한 어린 시절과 그 극복과정에서의 힘들었던 삶에서 충분히 짐작된다 "
 
 " 그럼에도 이 대통령의 시장행에 담긴 행간은 분명 존재한다. 시장에서 마음의 위안을 찾은 이 대통령이 이번에 보고 느낀 것은 ‘근원적 처방’의 골자가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 이상 H경제지 YS기자-
 
이날 현장방문은 시장경제라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서민과 중산층을 끌어안는 이른바 '따뜻한 중도보수' 정책방향을 구체화한 첫 행보로 평가 받았다. 한 핵심 참모는 "오늘 행사는 이 대통령이 `MB다움'으로 복귀하는 사실상의 첫 행보로 보면 된다" 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도대체 무얼 구체화한 행보였다는 것인지, 어떤 것이 MB다움으로 복귀한 것인지 내용 분석도 없이 청와대 참모들이 불러준대로 받아쓰기에 바쁜 우리의 어용신문의 생계형 기자들을 보시라. 이쯤되면 북한 김정일이 현장순시할 때 따라다니는 수준높은 북한 중앙방송 기자 수준에 버금간다. MB의 인간적인 면모를 미화하는 작문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번 이문동 시장방문이 '근원적 처방' 의 골자가 될 것이라는 확신은 어디에 근거한 것일까? 참으로 궁금하다. 자칭 보수신문이라고 하는 찌리시들 역시 MB 발언의 적절성을 따지기 보단 청와대 극본 연출, 'MB의 新인간시대' 방영에 촛점을 맞췄다.  
 
 " 인근 골목 상가에서 뻥튀기 2000원어치를 사면서 "이걸 보면 틀림없이 사게 된다. 어릴 때 길에서 만들어 팔았거든"이라고 했다 " (조선)
 
학생들이 방학해서 장사가 안되냐며 봉창두드리는 소리했다가  뻘쭘했던 빵집 SCENE을 전하는 어느 인터넷 보수신문은 한가하게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전한다.  
 
 " 빵집 앞에 멈춰선 이 대통령은 주인이 건넨 크림빵을 받아먹은 뒤 "맛있다. 한 개 팔아줘야겠다"면서 여러개를 구입해 수행원들에게 나눠줬다. 이를 지켜본 주민들이 "나도 달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눈치 빠르다"고 웃으며 크림빵을 더 집었다." (뉴데일리)
 
"그때는 이렇게 만나도 끽소리도 못했다"는 부적절한 발언의 장소였던 식당SCENE에서는 신문들은 MB 서민행보의 진정성을 조명하기 보단  부적절했던 발언 일체를 은폐시키고 " 마음이 아프다" 는 이미지 조작에만 열중하는 편파보도로 지면을 할애했다.    
 
"경제가 어려우면 제일 먼저 고통받는 사람이 서민층이며 경제가 좋아지기 시작하더라도 서민이 제일 마지막까지 고통받는다"면서 "그래서 사실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에서 (경제위기 극복이) 제일 빠르다고 해도 기업하는 분들이 바로 혜택을 보겠지만 서민들은 앞으로 1,2년 더 고생을 해야 하니 그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거듭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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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우기 공영방송 KBS 조차  "서민에 우선 배려"' 라는 꼭지로 "서민 배려를 국정 최우선 순위로 강조한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은 직접 현장에 나가 어려움을 경청했다"는 앵무새 보도로 일관하는데 그쳤다.
 
결국 시장방문 후 시장상인들의 건의로 일본의 사업조정제도 등을 관계부처에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정부가 어려운 사람들 대안이 없는가 여러 각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만 지금까지 규제완화와 감세조치 등 대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일관했던 정권이 지지율 떨어질 때마다 재래시장 방문쇼를 기획하여 “삶의 현장에서 서민의 애환을 직접 들어보며, 서민출신 대통령답게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었다고 이미지 조작 한들 어느 어용기자의 기사처럼 '근원적 처방' 의 골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8b02b4a33f9c2cc6.jpg
 
MB의 이문동 재래시장 방문에 즈음하여 이미지 정치가 판치는 작금의 현실에서 미디어마저 시대에 뒤떨어진 보수정권의  손에 넘어간다면 앞으로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 있는 잔인한 시대를 맞이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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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시장방문이 정말 ‘쇼’처럼 보이는 이유

잘 읽어보셨나요? 여기부터는 다시 저의 글입니다. 돌발영상이 던진 프레임 안에서 이 대통령의 이번 시장 방문을 평가절하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또 다른 왜곡이겠죠. 하지만 돌발영상의 보도와  상관없이 이 대통령의 서민 행보를 “정치적 쇼”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평가는 과연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것일까요. 저는 기자이니까, 감정적으로 ‘썰’을 풀순 없고 몇몇 팩트를 전해드리며 ‘쇼 이론’을 뒷받침해드리지요.

 

이 대통령의 행보가 늘 의심을 받는 것은, ‘말 따로 행동 따로’이기 때문입니다. <한겨레 21>의 최근 기사 ‘떡볶이 행보 뒤에 뻥튀기 정책’은 이를 잘 짚었습니다. 그가 재래시장을 방문하며 서민들을 만나는 것과 달리 부자들을 위한 정책은 카메라 없는 곳에서 조용히 추진중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감세정책.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전히 “감세 정책에 기조 변화 없다”고 밝히고 있는 상태입니다. 정부는 내년으로 예정된 2단계 소득세·법인세 세율 인하를 추진중입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법인세율은 현행 25%에서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20%로, 소득세율은 구간별로 8~23% 낮아지게 됩니다. 뭐, 알고 계시듯이 종합부동산세는 사실상 폐지되었고요.

 

이렇게 부자들을 위한 감세는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증세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담뱃값 인상 논란 기억하시죠? 그 외 에너지 효율이 낮은 가전제품에 ‘에너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 까지... 이게 다 부족해진 세수를 위해 고안된 정책들입니다. 중산층·서민을 위한다는 정부가 서민들에게 직접 영향을 끼치는 분야의 세금을 올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제위기로 세수가 줄어드는 데다 지난해 부자를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깎아주다보니, 올해 세수가 심각한 정도로 줄어들게 됐기 때문입니다. 재정적자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대비 1.7%에 그쳤지만, 올해는 GDP의 5%(1조원)로 급증할 전망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산한 자료를 보면, 종합부동산세 폐지, 소득세·법인세 인하,다주택자 중과 폐지 등으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세금은 98조9천억원이나 덜 걷힐 전망입니다.   

 

시장에 방문해 떡볶이 사먹는다고, (부자들을 위한) 이 대통령의 기본 정책 기조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언론은 놓치지 않고 전달해야 할 것입니다. 언론이 굳이 누구의 편을 선택하고자 한다면, ‘대통령의 편이 아닌 민중의 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