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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목......간이역

“한상률 前청장 ‘盧서거’ 책임있다”

by 비 사랑 2009. 6. 2.
“한상률 前청장 ‘盧서거’ 책임있다”
 서의동기자 phil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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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국세청 직원이 내부 통신망에 글 파문
ㆍ“태광실업 표적 조사·청와대에 직보”

국세청 직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한상률 전 청장과 국세청 수뇌부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는 글을 국세청 내부 통신망(인트라넷)에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파문이 확산되자 글은 게재된 지 하루 만에 삭제됐지만
국세청 안팎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검찰 못지않게 국세청도 책임이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남지역 일선 세무서 직원인 ㄱ씨는 지난달 28일 ‘나는 지난 여름 국세청이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국세청 내부 통신망에 올려 “전직 대통령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감하게 내몰기까지 국세청이 단초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와 이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한상률 전 청장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국세청을 위기에 빠뜨려 신뢰를 회복할 수 없게 만들어 놓고 국세청 수장으로 있는 동안
직원들에게 강연하고 사회공헌이다 뭐다 쇼를 하게 만들었다”며 “(한 전 청장은) 자리 보전을 위해 골프를 치고,
출세를 위해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재임 기간 국세청을 훈훈하게 대해준 노 전 대통령을 벼랑 끝에 서게 한 원인 제공자가 국세청 수장이었다니,
무슨 말로 표현해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고 적었다.

ㄱ씨는 “지금이라도 국세청 수뇌부는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이유, 관할청(부산지방국세청)이 아닌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조사를 한 이유와
한 전 청장이 왜 대통령에게 직보를 했는지 등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명으로 게재된 이 글은 파장이 커지자 지난달 29일 하루 만에 삭제됐다.

국세청이 지난해 7월 태광실업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나선 것은 참여정부 시절 임명된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이 유임을 위해 이명박 정부의 환심을 사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태광실업 관할인 부산지방국세청이 아닌 대기업에 대한 심층·기획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동원해 지난해 11월까지 4개월간 집중조사를 벌인 것을 두고 ‘표적 세무조사’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의동기자 phil2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