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신라시대에 설녀란 사람이 있었다. 비록 가난하고 문벌이 없는 외로운 집안에 태어났지만, 모습이 단정하고 아름다운 여자였다 어느 날 설녀의 아버지가 변방을 지키는 군인으로 가게 되었다. 설녀는 늙고 병든 아버지를 차마 멀리 보낼 수가 없었기에 근심 속에 잠겨 있었다. 그 때, 설녀를 마음에 두고 있던 '가놈'이란 청년이 설녀를 찾아가 말하기를 "불초한 몸이지만 아버님의 병역을 대신하려 합니다." 설녀는 기뻐하였고, 아버지도 그 소식을 듣고 기뻐하였다. 그리고 무사히 병역을 마치고 돌아오면 혼인하기로 언약을 했다. 그러나 가놈은 6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했다. 이미 아흔을 넘겨버린 설녀의 아버지는 딸을 다른 곳으로 시집을 보내려고 하였다. 그러나 설녀는 굳게 거절하고 끝까지 기다리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집 앞마당 뜰에서 그윽한 향을 풍기는 보라색의 비비추꽃이 피어났다. 설녀는 애절한 마음을 다듬으려고 비비추꽃을 가꾸며 여러 날을 보냈다. 그렇게 힘겨운 지조를 지킨 끝에 결국 극적으로 가놈이 돌아왔으니 이는 하늘의 도움이었다. photo-2008.7.27 생태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