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란다//유승희
맹렬히 이글대던 땡볕도 물러선
완연한 여름의 끝자락
천근만근 발길 무거운 미련은
끝내 앙탈을 부려보지만
조석으로 창가를 기웃대는 선선한 바람은
이젠, 가을 이란다.
고추잠자리 하늘 바다를 유유히 노닐고
긴 여름을 노래하던 매미소리 잦아드니
이젠, 가을 이란다
길가 코스모스 제철 만나
망사 치마 하늘대며 손짓하고
야산 오솔길 고깔모자 쓴 도토리
툭툭 떨어져 나동그라지니
이젠, 가을 이란다
이제 지난 시간들은
추억 속으로 묻혀가고
새로운 시간들은 또, 다시
우리앞에 다가와 펼쳐 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