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방 귀퉁이에서 식식 잠자던 카메라 동면을 끝내고 길을 나섰다 야생화를 담아 본 것이 아득하니 경기 인근 산을 향하는 발걸음 성큼성큼 흥에 겨워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앙증맞은 우리 꽃 들에 산에 보아주는 이 없어도 아랑곳없이 다툼 없이 서로서로 어우러져 때로는 오롯이 외롭게 낮은 자세로 피어 있는 곱디 고운 야생화 납작 엎드려 눈높이를 하며 나를 드러내지 않는 겸손의 미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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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 낙엽 이불 포근히 폭 덥고 긴 잠에 빠졌다가 봄 햇살 천지간에 내려앉으면 뒤 질세라 새근발딱 대며 보시시 눈떠 야트막한 야산 골자기를 보래빛으로 물들이는.. 바람난 여인 이라는 꽃말의 얼레지
점점이 노오랗게 익어 가는 봄 햇살이 당실당실 춤추고 소근 대는 봄바람에 바람난 여자들의 까르르 웃음소리 나지막한 산자락을 울리던 날에
수줍어 다소곳 고개 숙인 그대를 누가 바람난 여인이라고 했나요? 너무 화려한 모습에 수수한 그네들의 심통 맞은 심사가 바람난 여인이라 했나요? 그대..! 부끄러워 바위 틈새 숨으셨나요? 봄바람이 싱그럽다고 봄 햇살이 다사롭다고 속살대는 동무들의 부름이 들리지 않나요?
야생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