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들

연꽃 향기에 취해

비 사랑 2012. 7. 10. 09:50
베트남 전통 의상을 입고 연꽃 향기에 취해 있는 베트남 아가씨

 

 

 

중학교 시절 월남에 파병된 군인아저씨 들한테 의무적으로 위문편지를 썼다 군인 아저씨 안녕하세요 한 줄을 쓰고 나면 뭐 이렇다하게 쓸 내용이 없다보니 위문편지 쓰는 것이 고역 이었다 지금처럼 서툰 글 솜씨나마 끼적였다면 아마 장문의 편지를 썼을 게다 월남전은 끝날 줄 모르고 길어져 군입대한 큰오빠가 지원을 해서 월남엘 가게 되었다 지원을 한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기절초풍을 하고 못 가게 했지만 다시 지원을 해서 월남을 갔다 귀국하기 까지 엄마의 간장은 다 녹아내리고 하루가 멀다 하고 오빠한테 편지를 쓰셨다 그 어떤 신을 찾으면서 아들의 안위를 비는 기도는 없었지만 매일 쓰시는 안부 편지가 어쩌면 아들을 무사귀환의 길로 인도 했는지도 모르겠다 각국에서 참전한 젊은이들의 무수한 주검을 뒤로
전쟁도 끝나고 세월이 흐른 뒤 베트남과의 수교를 맺은 지도 20 년이 되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오는 것은 물론이요 국제결혼도 많이 하고는 한다 관곡지에 연꽃 구경을 하러온 베트남 사람들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꼈던 하루였다.